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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캐나다 땅에 헤딩스토리

빅맥 햄버거 세트 시켰는데 햄버거만 받은 썰

by 조지아커어피 2021.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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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내가 영어를 못했었는지를 보여주는 썰이 있다.(그리고 이 사람이 10년 후 영어와 관련한 일을 한다.. 무슨 일이냐고..? 후훗 그건 글에 마지막에 있다고...?)

 

캐나다에서 옷장(?)을 구하고 모든 것이 신기했던 나는 집 근처를 자주 돌아다녔다. 그냥 내가 여기에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고 지구 반대편에도 사람이 산다는 게 신기했던 나였다. 또 내가 워낙 촌에 살아서 그런지, 뭔가 내가 이곳에 혼자 왔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는 느낌으로 어깨가 커져 있었다. 

(드래곤볼의 기뉴 특전대 급으로 뭔가 나 자신의 뽕에 취해 있었다)

 

마치 배가 고팠던 나는 근처의 맥도널드가 보여 거기서 햄버거를 먹기로 결정했다.

웃긴 건 어떻게 주문을 해야 할지 맥도날드 앞 벤치에서 10분 정도 시뮬레이션을 하고 들어갔음 ㅋㅋ

 

먼저 '헬로.. 캔아이 겟 원 빅맥 캄보..'라고 말하면 음료수.. 음 드링크? 그걸 물을 테니 코크라고 하자.. 케쳡 플리즈도 하자.. 그다음 땡큐 소 머치라고 하면 끝.. 좋아 완벽해 (벌떡 일어나다)

 

(약간 이렇게 찐따처럼 입고 혼자 중얼중얼거리다 들어갔음 )

 

살짝 긴장했지만 주문 찢어버리고 곧 빅맥을 우걱우걱 먹을 생각을 하니 뭔가 무리 없이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Can i get one big mac Combo please?"

 

"meal?"

 

(..........? 밀????????????????? 밀이 뭐지 이건 공부한 적이 없는데.. 밀.. 밀?? 오 호밀?????????????? 

아!! 호밀빵을 할 거냐고 묻는 건가??? 호밀빵을 하면 더 비싸겠지?)

 

잠깐 패닉이 왔지만 순식간에 생각을 정리하고 바로 답변을 했다.(역시 공대 출신이라 머리 회전이 빠르다고 생각했음)

 

"NoNo No meal (호밀이라 생각하고) Just bread! (그냥 빵!!!!)'

 

"... What? you mean a just sandwich?"

 

심드렁해지기 시작한 종업원과 뒤에 밀려있는 줄.. 그리고 그 중간에서 빠르게 땀이 나기 시작한 나

 

(순식간에 이런 모습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

 

다급하게 이 현장을 벗어나고 싶었던 나는(진짜 아는 사람만 아는 심정) 무조건 예스 예스를 외치고 

준비했던 말들은 휴지통 삭제로 보나 버린 뒤 도망치듯이 햄버거세트가 든 종이가방을 가지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 자신에게 실망했던 나였지만 배는 고팠고 약간의 우울과 함께 햄버거 종이가방을 열었을 때는 햄버거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알고 보니 캐나다에서는(미국도 마찬가지지만) 햄버거 세트를 캄보라고 부르지 않고, Meal이라고 부르는 거였다. 그래서 직원이 meal이라고 외쳤던 건데 내 딴에는 호밀(생각해보니 띕.. 이것도 한국말이잖아?)이라고 생각했던 것이었다.(와 이거 사람의 두뇌에서 나올 수 있는 생각인가?)

 

급격히 자신감이 떨어졌던 나는 이런 영어 실력으로 어떻게 캐나다에서 Job을 구할 수 있을지 슬슬 걱정되었다.

아..?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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